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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봄의 멜로디

봄의 멜로디 - 5월 28,29일

말라티아 도착. 아 힘들다. 버스속에서 보낸 18시간.
말라티아에서 출발하는 넴룻투어를 꽉 쥐고 있는 케말을 만났다.
60~70년대 록커 스타일을 어설프게 풍기는 약 50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상상이 되는가?
손가락에는 번쩍이는 굵은 반지를 4~5개를 끼고 여기저기 메탈소재의 띠와 악세사리를 두르고,
로커의 상징인 긴 머리를 길렀으나 나이는 속일 수 없어 머리가 벗겨져가고 있으며
타이트한 반팔티와 나팔 청바지를 입고 구부정한 자세로 알 수 없는 리듬의 억양과 행동을 구사하는 그런 사람이였다.
아무튼 그와 함께 다른 투어 참가자가 오길 세시간을 기다렸으나(2명은 되야 투어가 출발)
끝끝내 아무도 오지 않았고(이날 비가 엄청나게 내렸으니 안올만도 하지) 결국 투어를 내일로 미루었다.
아무 정보도, 볼거리도 없는 이곳에서 막막하게 하루를 허비해야 했으나
운좋게도 버스에서 만난 터키인이 공짜로 재워주고 먹여주어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
역시 이런 재미로 터키 여행을 하는 거지.

- 넴룻 산 정상.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 풍화 작용으로 인해 바삭바삭 부서진 돌들. 우리로 치면 건조한 한라산 정상 정도 될듯.


- 저 뒤에 봉긋하게 솟아 있는 것이 안티오크 2세의 무덤.

- 안티오크 2세 무덤을 지키는 신상들. 죽어서 신이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만든 무덤.


- 4방향 테라스를 만들고 제단과 헤라,제우스,독수리,헤라클레스,안티오크 자신등의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 지진으로 인해 신상의 머리들은 몸에서 분리되어 땅에 떨어져 있다.


- 여기서 나는 신상보다도 훨씬 더 인기인

비행기표의 변경으로 생긴 5일을 고민끝에 넴룻에 쓰기로 하고 온 말라티아.
비록 어제는 저주처럼 따라 다니는 비 때문에 (이란 조지아에 이어 터키마저 산만가면 비가온다.)
하루를 푹 쉬어 버렸으나 결론적으로 이곳으로 오기로 한 것은 잘한것 같다.
정교하게 짜여진 유적보다 지진으로 파손되어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석상들이 쓸쓸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 시시각각 변하는 신상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