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즈베기 가는 길. 밀리터리 하이웨이.
조지아의 하이라이트라는 밀리터리 하이웨이를 타고 카즈베기로 왔다.
(원래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로 가는 길이 없었는데 러시아가 군사목적으로 길을 냈기 때문에
밀리터리 하이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지아 산악지대의 절경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길이라고 한다.
하지만 솔직한 느낌으로는 아르메니아가 훨 나은 듯.)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를 맞이하는 건 눈 덮힌 설산을 가리는 비와 안개.
비가 나를 따라 다니는 건지 내가 비를 따라다니는 건지 모르겠다.
밀리터리 하이웨이에서는 비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카즈베기에서 일단 숙소를 정한 뒤
바로 사메바 교회로 길을 나섰다.
- 마을 뒷산. 참고로 저 산의 높이는 4000미터. 나도 첨에는 멋모르고 걸어서 두시간 이면 올라가겠네? 라고 생각했다.
- 여기쯤 오니 흠.. 걸어서 반나절은 걸리겠군 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 여기서는 하루 종일 걸리겠네로.
- 여기오니 저걸 올라가는건 불가능 이란걸 알았다. 참고로 내가 서 있는 위치가 1000미터 이상 고지이다.
- 고도 2000미터에 위치한 조지아의 상징 사메바 교회.
사실 비도 내리고 구름도 많아서 나설만한 날씨는 아니였으나 가만히 있다가는 이란에서처럼 될것 같아 무작정 나섰다.
다행히 비는 살짝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에서 그쳤고, 침엽수림이 무성한 숲길을 뚫고(진흙범벅이였다.)
2시간을 간 끝에 갑자기 확 트이는 시야와 함께 사메바 교회와 카즈베기가 등장...
을 한 십초간 하고는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에 모든게 가리워졌다.
길은 계곡인지 포장길인지 구분도 안되게 진흙범벅에 물이 콸콸 흐르고,
바람은 거세게 불고 온도는 점점 떨어져가고 가방은 다 젖고...
다행히 현대 과학의 놀라운 발명품인 고어텍스 소재의 재킷을 입고 있어 상체가 젖지 않은게
(정말 놀랍게도 비가 그렇게 왔음에도 완전 방수가 되었다.)
나를 살려 마을까지 내려올수 있게 하였다.
아버님 감사 합니다.
- 조지아의 상징이 된 사메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