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천 : 인심이 매우 좋지 않음을 뜻하는 명사. 충청도 진천에서 유래됨. 도보여행객들은 꼭 피해야할 장소중에
하나이며 피치못할 사정으로 지나가야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려니 해야 함. 다른 곳에서의 낭만, 친절, 인심은 이곳에서
통용 금지 되어 있는 상품임. 천안에서 하루를 잘 보낸후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했다. 일차 목적지는 유관순 열사 생가지. 그 유명한 병천순대의 본고장에 생가지가 있던터라 병천순대의 참맛을 느낄수 있을거라 기대했으나 정말 의외로! 생긴 것 답지 않게! 농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장호가 순대를 징그러워서 어떻게 먹냐는! 지금도 정말 믿을 수 없고 이 글을 읽는 모든이도 믿지 않겠지만! 아무튼 자기는 도저히 못먹겠다고 하는 바람에! 결국 순대는 입에 대보지도 못했다. (대신 복날지난 기념으로 몸 보신이나 하자고 해서 삼계탕 한그릇씩 먹었다.) 더운 날씨를 뚫고 도착한 유관순 열사 기념관. 한바퀴 둘러보고 참배도 한 후 근처(말이 좋아 근처지 걸어서는 거의 40분 걸린다.) 생가지까지 둘러 보았다. -유관순 열사 기념관에서- -생가지 가던 길- -생가지에서- 생가지에서 본 것 한가지. 옆에 교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무슨 촬영을 하고 있었다. 보았더니 어떤 교회 단체에서 온 것 같은데. 일종의 역사탐방? 아무튼 그런류의 행사 인거 같았다. 주 참가자는 학생들이고 목사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나와서 요즘 젊은이들은 역사 의식이 없다. 우리 교회를 보아라. 유관순 열사 아버지께서 장로로 계시던 교회이다. 우리 교회를 방문해서 역사 의식을 고취 시켜야 한다. 이런 요지의 연설을 하고 있었다. 그 뒤에서 젊은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을 방긋방긋 띄우며 웃고 있었다. 우린 너무 힘들어서 근처 나무그늘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그 의자 옆에 할머니 한분이 계셨다. 교회 관계자로 추정되는 아저씨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는데 들어보니 유관순 열사의 친척(정확히 어떤관계인지는 잊었음)되시는 분이였다. 곧 교회에서의 촬영이 끝났고 아저씨께서 교회 앞에 웃고 있던 학생들을 불렀다. 이분이 유관순 열사 친척되시는 분이다. 다 이리로 와봐. 우르르오는 학생들. 그리고는 뭐가 그리 또 좋은지 방긋방긋 웃으며 사진을 찍고 차를 타러 갔다. 할머니께서 우리도 일행인줄 아셨나보다. 차가 곧 갈거 같은데 왜 안타. 일행이 아니에요 할머니. 시내버스 타려고? 벌써 아까 갔는데. 아뇨 저희는 걸어만 다녀요. 알수 없는 느낌을 뒤로하고 진천으로 출발했다. 드디어 충남 끝 충북시작. -충북의 시작- -진천 가던 길에- 하지만 그와 동시에 행복 끝 불행 시작. 가다가 날이 저물어 잘곳을 구하러 들어간 마을. 어떤 아저씨분께 교회나 마을 회관이 없냐고 물어보았으나 누구냐 넌. 이라는 경계어린 눈초리와 없어.라는 말만 들었다. 겨우 교회하나 찾아 갔으나 거절. 노인회관 하나 찾았으나 아무도 없음. 마을 회관 하나 발견 했으나 먼지투성이의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 찜질방은 당연히 없음. 어쩔수 없이 여관에 들어갔고 숙박비가 비싸니 저녁은 그냥 컵라면으로 때우기로 했다. 컵라면을 사러 간 슈퍼. 이것저것 고르려고 하는데 주인이 왜 빨리 안사냐고 계속 압박을 주었다. 일단 손에 들고 있는건 계산대에 올려놓고 다른거 고르려면 고르란다. 큰 가게도 아니고 그 작은 가게에서 우리가 몰래 뭔가를 훔칠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여행 며칠 해보니 동네 입구에 가면 분위기가 대충 눈에 들어온다. 좋은 동네. 우리를 호기심 어리거나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독립운동가 생가지 찾아 도보 여행 중이라고 하면 장하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안 좋은 동네. 우리를 의심어리거나 경계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독립운동가 생가지 찾아 도보 여행 중이라고 하면 쓸데없는 짓 왜하냐는 눈으로 바라본다. 진천은 후자에 200%일치하는 동네였고. 결국 우리는 엉망진천이라는 새로운 명사를 내맘대로 국어 사전에 등록 시킬 수 밖에 없었다. |
story/시속5km - 우리가 걷는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