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서 예산으로 이동했다. 오늘 총 이동거리는 40KM. 보통 도보여행자들은 하루 30KM정도를 걷는다. 평균시속이
5KM정도이므로 6시간에서 7시간 정도가 걷는 양이다.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에게?그거 밖에 안돼? 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걸어 보면 그게 아니다. 보통 6시반정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 마을회관, 교회등의 열악한 세면 환경에서 세명이
돌아가면서 준비를 마치면 8시정도. 고맙다는 인사 드리고 아침 먹고하면 출발은 9시 정도가 되어야 한다.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아침에만 무려
2시간 넘게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오전에 3시간 정도 (중간 중간 조금씩 쉬어 가면서)걸으면 어느새 12시가 넘는다. 점심 먹으면 1시가 넘고
이때부터는 사람이 걸을 수 없는 시간대이므로 빨래도 말리고 소화도 시킬겸 나무나 정자 밑에 들어가서 쉰다. 한 2시반~3시 정도 되면 주섬주섬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 오후에도 역시 3시간 정도 걸으면 6시가 훌쩍 넘고 그때부터는 잘곳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 결국 하루 종일 걸어도
하루에 6~7시간 이상 걷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이날 어떻게 40KM를 걸을 수 있었느냐? 그 열정은 오로지 찜질방 하나에서 비롯되었다.
-출발에 앞서서- -예산 가던 중에- -국내 3대 사찰중 하나로 꼽히는 수덕사. 아쉽지만 들러보지는 못하고 패스- 찜질방은 아무리 국내에 보급이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읍소재지 정도는 가야 겨우 하나정도 찾을 수 있다. 이날 이동중에 찜질방 이야기가 나왔다. 뜨뜻한 욕탕에서 반신욕 사악 한번하고 따끈따끈한 찜질방 바닥에 배깔고 드러누워 얼음동동 식혜를 즐길수 있다면 저절로 피로가 풀릴텐데. 마침 그날은 아시안컵이 있는 날이었다. 아. 축구 마음놓고 보려면 찜질방이 좋은데. 갈까? 예산까지만 가면 찜질방이 있을텐데. 그때 우리 눈에 띄인 표지판에는 예산 23KM였다. 그래. 그까지거 가지머. 못갈거 뭐 있나? 시간은 오후 세시가 다되어갈 무렵. 지금부터 계속 걸으면 8시 전에는 예산 도착 할수 있겠네. 이미 그순간 우리의 눈은 뒤집혀 있었다. 그 뒤로 내 머릿속에 기억나는건 헤에. 찜질방. 헤에. 이것 뿐이다. 날이 어두워졌을때 우리몸은 찜질방에 드러누워 있었다. 행복했다. 정말로. -우리의 폭주를 더욱 부추긴 45번 국도. 공사중이라 차들이 없어 저 넓은 도로가 모두 우리것이었다- 아. 오늘 들른 곳 이야기를 빼먹을 뻔 했다. 여행중 감동의 물량으로는 첫 번째인 곳이였는데. 윤봉길 의사 기념관과 생가지. 장부출가 생불환 - 사내 대장부는 한번 나가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이 한마디 말과 거사 전날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김구 선생에게 자기의 시계가 더 비싸니 바꿔 끼자고한 유명한 일화를 남긴 의사.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할까. 뜻은 변하지 않고 남아 있으니. -윤봉길 의사 기념관 앞에서- -장부 출가 생불환- -윤봉길 의사- -김구 주석과 바꿔낀 시계- -처형 장면- -윤봉길 의사 생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