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왔다 괴산. 여행중 만난 최고의 인심지역. 사실 이름은 좀 그랬다. 괴산이라니. 안좋은 이미지가 훅 났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였다.
사람은 외모로만 볼 수 없는 법. 지역은 이름으로만 알 수 없는 법. 아침에 마트에서 싼값으로 배를 팍팍 채우고 출발했다. 마트 세일행사가
어찌나 좋던지 배낭무게만 아니라면 다 싸들고가서 점심,저녁까지 두고두고 먹고 싶었다. 아침에 날이 흐려서 방심하고 썬크림 안발랐다가 급작스레
나타난 태양에 피부 다 태워먹는 사고가 일어났지만. 이역시 괴산의 인심앞에 흐물흐물해졌다.
-괴산 가던
길-
-괴산
등장-
-괴산 가던
길-
대학 찰옥수수가 유명하다는 괴산. 여기저기 옥수수 광고에 길가에 좌판도 벌려져 있었다. 먹고싶다. 하지만 돈은 없다. 그저
눈빛으로만 먹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말을 걸어 오셨다. 학생들 힘들데 먹고가. 아뇨 돈이 없어요. 아니 그냥 먹으라고. 그리고는 두!봉지나
주셨다. 감사합니다. (사실 난 옥수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지나갈 때 눈이 옥수수에 완전 고정되었다. 몸은 앞으로 가는데 시선은 고정이니 고개는
시계방향으로 빙그르 돌았고 그 모습을 보신 아저씨가 불쌍히 여겨서 주신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나만이 아니라 우리 셋모두 그러고 있었다.
얼마나 안되어 보였을까.) 점심도 안동에서 군생활 하신분이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도 하고 밥도 많이 먹었다. 후식으로 옥수수를 먹고 다시
출발. 어째 찜질방의 기운과 오늘 인심을 더해 아픈 발이지만 속도에 속도를 더했다.
-칠성마을
입구에서-
그리고 해 저물때 도착한 칠성마을. 마을회관을 빌리기 위해 찾아간 이장님. 너무나도 선선히 빌려주셨다. 회관에 계시던
어르신들. 학생들 수고한다고 밥 먹으란다. 아니요. 재워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아니야. 저녁은 먹어야지. 아닙니다. 그냥 라면 끓여
먹겠습니다. 그럼 밥만 해서 두고 갈테니 냉장고에 반찬이랑 꺼내서 같이 먹어. 그렇게 우릴 위해 쌀을 새로 꺼내 만들어 주신 밥이 최소 6인분은
되어 보였다. 내일 아침까지 여기서 먹고 가라는 뜻 같았다. 허어. 이것 참. 덕분에 라면에 밥 먹으며 맨유대 서울 축구경기까지 보고 푹
쉬었다.
story/시속5km - 우리가 걷는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