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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봄의 멜로디

봄의 멜로디 - 4월 12일

오늘은 악다마르 섬에 가고 싶었다. 반호수도 가까이서 보고, 악다마르 섬에 있는 교회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몰아치는 비바람은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배가 뜨지 않으면, 그곳까지 가는 차비만 날리는 꼴이다.
한참을 망설이다 가기로 결정했다. 그래 안되면 먼발치서나마 보고 돌아오자.
호텔 주인이 숙소 뒷편 모스크 근처에서 돌무쉬를 탈 수 있을거라 했다.
그곳에서 악다마르 악다마르 하며 물어보니 한 터키인이 안다면서 정류장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그리곤 어딘가로 한참을 걸어갔다.
숙소 주인의 말과는 달랐으나 나는 아는게 없으니 일단 따라갔다.
어느 정류장에 선 그는 누군가와 이야기 하더니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빛, 손짓, 몸짓은 이러했다.
원래 이곳이 정류장인데 다른곳으로 이전했다. 나는 몰랐다. 미안하다. 다시 데려다 주겠다.
그리고 또 어딘가로 나를 데려갔다.
한참을 걸어 간 곳은 어제 호샵성을 가기위해 버스를 탔던 정류장이었다.
일단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곳에 가서 물어보니 역시 이곳이 아니란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모여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이리로 가라고 뭔가를 적어주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한참을 갔다. 거의 목적지에 도달해서 마지막으로 확인차 물었다.
그곳에 두명의 남자가 있었는데 메모를 보더니 한참을 실갱이 했다.
그들의 눈빛, 손짓, 몸짓은 이러했다.
한명은 메모에 적힌 곳이 맞다. 거기서 악다마르로 갈 수 있다.
다른 한명은 웃기지마라 악다마르로 가려면 다른곳이다. 못 믿겠으면 니가 같이 가봐라.
맞다고 주장한 쪽이 따라오라고 하더니 어딘가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악다마르행 버스가 없었다.
다시 돌아오자 다른 한명이 그럴줄 알았다고 큰 소리를 치며 뭔가를 적어주었다.
이리로 가라고.
다시 한참을 물어물어 걸어간 그곳은 숙소 뒷편 모스크였다.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한시간 반 가량.
악다마르행 버스를 타는 대신 그돈으로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고기찜을 시켜 먹었다.
그 소고기찜은 꽤나 맛있었다.
아마 오늘 여정의 종착지는 여기인가 보다.


- 악다마르 허탕치고 다시 올라가본 반성. 하지만 비와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란으로 가면 철저히 혼자인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노트북이나 책이 있다면 좋았을걸. 숙소에 누워있다 문득 내 mp3가 textviewer도 된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래. 책을 다운 받아서 mp3에 넣어서 보자. 하지만 나에겐 연결잭이 없었다.
한쪽은 usb이고 다른 한쪽은 24핀 커넥터인, 한국에서는 흔해빠진 녀석이였다.
그래. 까짓거 사면 되지. 바로 물색에 나섰다.
대부분 영어를 할 줄 몰랐기에 온갖 쇼를 해가며 설명을 해야 했다.
여기서는 저기로 저기선 거기로 거기선 다시 여기로 가라고 했다.
대략 20여 군데의 가게에 문의를 했고, 그들은 나의 mp3와 핸드폰을 보고 굉장히 좋아했으며,
열성적으로 온갖 메모를 하고 이리저리 나를 보냈지만 단 한곳에서도 내가 원하는 것을 찾진 못했다.
결국 나는 케이블을 사려고 했던 돈으로 터키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화려하게 먹었다.


- 내가 터키에서 먹은것 중 최고의 맛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