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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뜨거운안녕

뜨거운 안녕 - 12/9

새벽에 타즈마할에 들어갔다.
나를 포함해서 함께 문 열자마자 들어온 사람은 5명.
가운데 의자에 앉아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함께 해가뜨길 기다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살짝 해가 뜨고 내눈 가득 들어온 타즈마할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음. 직접 가서 보기 바람. 꼭. 문 열자마자.
타즈마할이 오롯이 모두 내것인것 같은 기분을 느끼려면.


<타즈마할 입구.>


<타즈마할 입구. 전경.>


<타즈마할.>




<나는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셀프 타이머로. 나 말고 다른 4명은 둘둘씩 쌍쌍이더라!!!>

새벽 타즈마할은 정말 오질라게 추웠다.
긴팔 티셔츠에 blanket하나 걸치고 그 앞에 서있었으니 오죽 했으랴.
특히 사진 찍는다고 계속 나와있었던 손은 빨갛게 시려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밖에서 추위에 벌벌떨면서 외부를 구경하다가 가묘안으로 한발 들어가자 갑자기 따뜻함이 감돌았다.
어두운 내부 한가운데 등불 하나가 불을 밝혀 흰벽에 따뜻함을 전해주었고
그 빛을 따라 벽의 문양들이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가운데 나란히 누워있는 샤자한과 뭄타즈마할의 주위를 돌면서 나도 따뜻함으로 몸을 녹였다.


<해가 뜨고 난 후의 타즈마할.>






<본격적으로 사람이 오기 시작한다. 지금은 그나마 적은 편이지만 이시간 이후로는 사람들이 줄서서 사진 찍어야 한다.>


<타즈마할 대리석 외벽.>



기차에 나, 어떤 여자아이, 그 아이엄마. 이렇게 셋이 나란히 앉아 있다.
내가 뭔가를 꺼내 들거나 무슨 행동을 하면 아이가 엄마에게 해설을 한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보고 있으니 저거봐 타즈마할이야~
mp3를 꺼내니 모바일폰인가?아냐 mp3야. LG다~
수첩을 꺼내니 노트야. 뭔가 꺼내려고 하고 있어~
완전 실황 중계다. 물론 내가 힌디어는 모르지만 간간이 섞여 나오는
영어 단어 1~2개만 들어도 무슨말인지 다 알겠다.
이것 참 부끄럽구만.

내 옆에 앉은 아이 영어 엄청 잘한다. 말 좀 붙여 봤더니 영어로 속사포처럼 다다다다 이야기 하는데 완전 밀린다. 맙소사.

잔시가는 기차 안이 흥겨운 노래방이 되었다.
옆자리에 앉은 가족이 나에게 한국 노래를 청하길래 한소절 들려주었더니
그 답으로 그들도 나에게 힌디 노래를 불러준것.
처음에는 한,두명이 노래를 부르다가 나중에는 옆자리 앞자리 뒷자리 사람 모두 몰려들여
십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놀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가족들은 결혼 파티에 가는 가족이었는데, 그 객차에 있는 모든 사람이 서로 친척이었다.
술에 알딸딸하게 취하신 신랑이 와서 반갑다고 악수도 하고 갔다.)
흥겨운 힌디노래에 나도 저절로 박수가 나오고 어깨가 들썩들썩.
기차가 흔들흔들거리는게 우리의 노래와 춤때문인것 같다. 이 흔들림 이 즐거움 계속되길.


<저 고리 같은게 이렇게 저렇게 모양을 바꿔가면서 꽃모양을 만드는 인도 놀이라고 했다.>




<기차에서 만난 인도 가족.>


<미안. 폐인 몰골이라서. 버스 타고 계속 이동하느라 힘들었다.>



드디어 오르차에 안착. 하지만 한국 사람은 역시 없다.
이거 원. 하긴 타즈마할에서도 못 봤으니. 오늘 아침 열심히 쓴 엽서를 보내기 위해
타즈마할 우체국을 찾아갔건만 10시에 문을 연댄다. 안에서 엽서를 대신 부쳐줄 한국사람을 한참 기다렸지만
단체 관광객 한팀 말고는 보이지를 않고 별수 없이 그냥 나왔다가 길에서 만난 한국사람에게 부탁했다.
제대로 엽서가 갈지 모르겠다.

인도의 왠만한 식당에 가면 CUP이 없이 GLASS에 모든게 담겨나온다.
뜨거운 COFFEE도 짜이도 모두 GLASS에 담겨 나온다.
심지어 어떤 식당에서는 CUP달라고 하니 그게 뭐냐는 식도 있었다.
GLASS에 가득 담아 주는 건 좋은데 뜨거워서 손에 잡을 수가 없다는게 문제다.
간신히 끝부분을 두 손가락으로 잡고 다른 손 한 손가락으로 GLASS아랫부분을 손톱으로 부들부들 밀어올려가며 마시는데
가끔 컨트롤이 잘못되는 날에는 손끝이 죽을 지경이 된다. 후후후후후후후

인도 음식점들은 뭔가 먹고나면 항상 물어 본다.
THIS FOOD GOOD??
난 항상 대답한다
VERY GOOD!!!
배가 고프지만 않았어도 안 먹었을거라고 영어로 할 줄도 모르고
그말 뱉고 나면 이어질 WHY?의 세례를 견딜 자신이 없어서 대답은 항상 똑같다.
인도 필수 회화. 웃으면서 VERY GOOD~~
자. 연습해 보자. VERY GOOD~~~~~


<오르차로 가는 템포. 짐칸에 실려서 가고 있는 중.>


<오르차에서 잠자리 놀이를 하고 있던 아이들. 규칙도 한국과 똑같다.
안동에서는 잠자리라고 하는데 서울에서는 땅따먹기라고 한다고 여행중에 만난 서울아이가 말해줬다.
작은 한국에서도 명칭이 다른데 인도에서는 이 놀이를 뭐라고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