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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뜨거운안녕

뜨거운 안녕 - 12/13


카주라호의 미투나상들. 음. 머랄까.. 잘 만들긴 했는데 확실히 음탕한 생각보다는
저걸 하려면 최소 요가 수행 5년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카주라호에선 잠시도 쉴틈이 없다. 길을 가다 잠깐만 멈춰서면 순식간에 삐끼들이 감싸고는 한국말로 말을 걸어댄다.
난 그냥 조용히 쉬고 싶은데 얘네들은 분위기 파악이 안되나보다.
오토바이타고 가다 아무때나 주저앉아 쉬던 디우가 그립다.


<자전거를 타고.>

빵과 쿠키 음료수를 사들고 자전거를 타고 PICNIC을 갔다.
원래 르네폭포를 가려했으나 지금 물이 대부분 말랐고
20KM를 가야한다는 말에 가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길옆으로 빠졌다.
작은 마을과 들판을 지나 공터에 대강 자리를 잡고 앉아 사들고 간걸 먹으며 쉬고 있는데
저멀리 아이들이 네명 보였다. 손짓을 하니 쭈빗쭈빗하면서 다가왔다.
영어로 말을 걸어 보았지만 잘 모르는 듯. 수줍음도 많았다.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보니 한 아이의 코가 나와있었다.
나라가 그걸보고 물수건으로 닦아준다고 문질렀는데 아뿔싸.
아이의 코가 헐어있어서 물수건이 닿으니 엄청 따가웠나보다.
엉엉울어대는 아이와 어쩔줄 몰라하는 나라와 달래려는 아이누나와 그 틈사이의 나.
묘한 분위기 속에서 저멀리 아이의 할머니가 울음 소리를 듣고 한손에 도끼를 드신채 오셨다.
그리곤 우는 아이에겐 뚝, 우리에겐 괜찮다는 제스처를 하시며 대신 박시를 하라는 압박을 넣으셨다.
웃는 얼굴에 도끼드신 할머니와 이제는 억지로 우는 아이와 난감해 하는 나라와 그 틈사이에 끼인 나.
한참후에 상황은 어찌어찌 정리되었고 우린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왔지만
그 묘한 분위기는 한동안 따라다녔다. 우리들 틈 사이에 끼인채로.


<아이들.>


<이때까지만 해도 사진 찍어주고 분위기 좋았는데.>


<여기서 부터 급반전.>


<도끼 드신 할머니와 나라와 아이들간의 묘한 분위기.>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아이가 물을 뜨려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있었다.
끼익끼익하며 열심히 하긴 하는데 소리만 퍼낼뿐 물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보다못한 우리는 자전거를 세우고 교대로 펌프를 잡고 물을 뽑아 올리기 시작.
아이의 기대에 실망을 안겨줄수 없어 있는힘을 다해 펌프질을 했고 두 물동이 가득 물을 채워주니 고맙다며 쑥쓰러워한다.
우리도 쑥쓰러워하며 자리를 빨리 떴다. 누가 또 물동이를 가져와서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기전에.
보기보다 저거. 힘들다.




<고속 펌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