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을 넘어선 Hilling을 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눈은 어김없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지만 아마 이날 내가 본 건 내 생애 다시는 못볼 순간임은 확실했다.
- 눈이 그치고 갈대에 햇빛이 내리던 시간
- 눈 바다 그리고 눈부시던 햇살
- 바다는 계속 빛을 밀어냈다.
- 청산도라는 섬에서 다시 섬을 걸어서 들어가고 거기서 다시 걸어서 섬을 가면 나오는 새목아지
- 성난 구름
청산도는 어디서나 볼수 있을것 같으면서도 어디서도 볼수없는 그런 곳이였다.
대부분 시간때문에 슬로길 1코스 지점만 돌고 가는 경우가 많은듯하지만 여긴 정말 3박 4일이여도 모자란것 같다.
- 이날의 마지막 햇살
몇일동안 일출과 일몰을 계속 놓쳤기 때문에 오늘은 놓치지 않으리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매서운 바람을 참아가며 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늘도 결국 보지 못했다.
- 아쉬우면서도 강렬한 바다.
이제 내일이면 마지막. 오늘 본의아니게 hilling을 한 탓에 많이 피곤했지만 마지막 일출을 보고 가자는 의지를 가지고 아침 일찍 나섰다.
사실 올해만 해도 벌써 5번 넘게 일출에 실패해서 친구들로부터 나의 운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너무나도 고요하게 해는 떠올랐다.
- 그리고 따뜻하게 내어 준 길
그렇게 바다는 계속 해를 밀어냈고, 청산도 여행도 그렇게 끝났다.
짧지만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를 긴 가족간의 여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