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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양말 두켤레



지하철을 타려고 기다리는데 어떤 아가씨가 말을 걸어 왔다.
보통 이렇게 말을 걸어오면 뻔하게 도를 아십니까 이기 때문에 무성의 하게 쳐다 보았다.
이 아가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굉장히 말을 또.박.또.박. 하였다.

난치병 아이들을 돕기위해 양말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켤레를 사달라고 하였다.

나는 솔직히 큰 단체에서 하는 기부는 해보았지만 이렇게 개인적으로 오는 기부는
뭔가 속는 느낌이 들어서 한번도 응하지 않았다.
특히 지하철에서는 흔히들 불치병 환자들도 모두 치유가 된다는 종점의 기적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또.박.또.박.한 말투와 흔들림없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양말을 사 달라거에 약간 넘어가고 결정적으로
얼마전에 들어온 설 상여금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지갑에서 돈을 꺼내었다.

그래 또.박.또.박 좋은 곳에 쓰일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