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날처럼 벅스 뮤직에서 추천해주는 내취향의 노래를 틀었다.
사실 내 취향이라곤 하지만 같은 아이디를 누나와 함께 썼기 때문에 내 취향의 노래가 제대로 나온적은 없었다.
그래도 가끔 새로운 뮤지션과 노래를 알기 위해 별 생각없이 틀었다.
그리고 나왔던 노래가 프롬의 '서로의 조각' 이였다.
첫 전주 부분을 들었을때, 그리고 뮤직 비디오를 찾아 다시 전주를 들었을때
지금도 그냥 생각에 잠기고 싶어 들었을때
한발 한발 다가가는 듯한 그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 처음 만난 삿포로. 3월이라 눈이 없으면 걱정했다. 완전히 잘못된 걱정이였다. 눈에 빠져 죽으면 어떻게 하지를 걱정했어야 했는데...
- 오타루 가는길
- 오타루.
훗카이도는, 아니 정확히는 비에이는 그전부터 알고 있었고 가보고 싶었다.
원없이 눈에 파묻히면 어떤 기분일까?
거기서 그냥 뒹굴다가 일어나면 너무 좋을것 같았다.
다른 정보는 사실 없었고 그냥 눈에 파묻혀 보기 위해 그곳으로 여행을 결정했다.
- 오타루 운하에서
사실 비에이 말고는 원래 아는것도 없었으니 어딜 가든 관계 없었다.
오타루는 누구는 추천했고, 누구는 비추했다.
운하의 야경이 아름답다고도 했고, 별 볼일 없다고도 했다.
사실 운하는 너무나 짧았고 유리공예는 남자라... 크게 관심이 없었고, 기대했던 오르골당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해가 비치는 눈 내리는 날 눈 쌓인 길을 걷는 그 하나가 너무 좋았다.
운하와 세공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에는 여행자가 많았지만 다른곳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냥 아무렇게나 길을 가고, 옥수수를 하나 사먹고, 맛있다는 제과점에 들러 빵을 하나 사서 공짜 커피를 즐기고
다시 캐리어를 끌고 길을 나와 돌아다녔다.
그냥 그것만으로 너무 좋았다.
너무도 완벽했던 날씨와 보이는곳마다 덮힌 눈 때문이였겠지.
이제 여행의 첫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