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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봄의 멜로디

봄의 멜로디 - 5월 7일

- 콰즈빈으로 나오는 길에 동행한 이란 사람들.
가운데 내 모자 쓴 사람이 운전기사인데 과속에 중앙선 침범하다가(그 절벽길에서!!) 경찰한테 딱 걸렸다.
이란은 경찰권이 막강하기 때문에 벌금과 처벌이 어마어마 한데 나를 팔아 넘겼는지
(아마 코리안있으니 봐달라고 한 모양) 경찰이 가만히 타고 있던 나를 불렀다.
가서 이란좋다고 싸바싸바 해주니 경찰도 웃으며 바로 보내주었다. 기사는 그뒤로 고맙다 백연발.

- 콰즈빈. 이맘레자의 아들 무덤이 있는 곳


- 내부의 화려한 장식. 이맘 레자와 관계된 사람들의 묘는 모두 이런 장식이 되어있다.

qazvin이다. tabriz로 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왔다. 숙소를 잡지 않았기에 무거운 배낭을 지고 다녀야
한다는건 힘들긴 했지만 그 외엔 나쁘지 않았다. pc방을 찾을때도 길에서 쉴때도 밥을 먹을때도 어김없이
이란사람들은 나를 도와주었고 나역시 이제는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충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tabriz로 가는 열차 시간에 맞추어 기차역으로 가던 길에 허기가 느껴졌다.
야간 열차를 타고가서 내일 아침에 숙소 잡는다고 돌아다니면 제대로 못 먹을테니 지금 뭐라도 먹는게 좋을것 같았다.
길가던 이란사람에게 레스토랑이 어디있냐고 물었고 근처에 케밥 가게가 있다고 그리로 가자고 
자기가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가는 길에 당연히 어느나라 사람이냐, 어디 사느냐, 주몽 아느냐
박지성 박지성? 의 질문이 왔고 익숙하게 korea, seoul, 주몽 하하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고 대답했다.
영어를 몇몇 단어만 할 줄 알았던 이사람은 그다음에 korea money?라고 물어왔다.
이 질문 역시 많이 받은 질문이다. 한국돈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고,
한국 물가는 얼마인지 특히 자동차가 얼마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역시 익숙하게 없다고 했다. 사실 복대속에 있기는 했다. 하지만 복대를 꺼낸다는 것은 나는 경계심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란 가족집에 초대 받아가서 밥을 먹고 같이 놀았을때도 항상 일말의 경계심은 가지고 있었고,
돈을 보여주는 행위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이사람은 없다는데도 끝까지 korea money? no? show me? no? 를 반복했고, 단념시키기 위해 지갑을 보여주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보여주는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고 나역시 항상 경계하고 있었으나 그간 받은 친절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그걸 받아들이기 시작한 나의 마음이 해선 안될 행동을 해버렸다.
그 사람은 돈을 보자마자 낚아채갔다. 다행히 바로 멱살을 붙잡고 2~3분간 몸싸움을 벌여 돈은 되찾았으나
그간의 믿음이 이란이란 곳에 대한 마음이 배신 당한것이 너무나 분하고 슬펐다.
그리고 그런 계기를 만든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