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말하자면, 후쿠오카

말하자면, 후쿠오카 (1)

여행을 가는 이유야 다양하다. 때론 아에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가고 싶다라는 생각만으로 갈때도 있고.

하지만 이번 여행은 좀 달랐다. 원래는 돈도 아낄겸 크리스마스에는 콘서트나 보고 제주도나 한번 갔다오자가 계획이였다.

그래서 짙은 콘서트를 검색해 두었고 예매를 하려던 바로 그 찰나에 공연장 사정으로 인해 콘서트가 취소 되었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다.

....

크리스마스가 코앞인데?...

...

일단 제주도라도 찾아봐야지 하고 알아보니 제주도 왕복 비행기와 호텔에서 3박 정도 비용을 고려하면, 아니 호텔이 아니라 그냥 펜션만 되어도

동남아는 충분히 다녀올 금액이 나왔다.

...

거기에 크리스마스에 뭔가 하긴 해야 하니 선물도 하나 사고 레스토랑도 가고 공연도 보면 이것만 해도 또 3~40만원은 족히 나올 금액.

...

이렇게 된 이상 해외로 간다.

그렇게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다만 준비도 하나도 안되어 있고, 시간도 없었고, 돈도 최대한 아껴야 했고, 거기에 바다는 배낭여행은 싫다고 했다.

미국에서 고생고생 하면서 공부하다가 한국에 쉬러 왔는데 배낭 짊어지고 어디로 또 떠나냐고 했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후쿠오카다.

일단 료칸 온천에 가서 누워 있으면 싫어하는 여자들이 없다고 했고,

후쿠오카 자체야 볼거리는 딱히 없지만 쇼핑과 미식 두가지 만으로 (또한 둘다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고 했다.) 어려울것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보였다.

영어 못하는 일본 료칸 스탭들을 상대로 구글 번역기 돌려가며 예약하는 과정이 유일한 변수였다.

- 카페 산도

아, 그런데 이거 하나는 써야겠다.

원래 어디가서 먹은거에 대해서 평가는 잘 안하지만 후쿠오카에서 먹은 스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해야 할것 같다.

처음 간곳은 효탄스시. 후쿠오카 스시로 검색하면 엄청난 후기글들이 나오며, 현지인들도 많이 가는 곳이다.

실제로 가보니 줄서있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일본사람들. 즉 네이버 블로그 빨로 한국 사람들만 가는곳이 아닌 곳이라는 건데..

문제는.. 여기는 말그대로 가성비가 굿인 곳이였다.

점심 점보 셋트가 990엔, 다른 런치 셋트도 뭐 비싼것도 있지만 2000엔 이하의 중저가로 

가격을 감안하면 꽤나 괜찮은 맛이였다- 고 생각 되지만

후기글들처럼 입에 넣자마자 스시가 녹았다거나... 한국에서는 맛볼수 없는 맛이라거나... 인생 스시라거나.. 그런건 아닌걸로...

이정도는 한국에서 3~4만원대 스시집을 가면 맛 볼 수 있는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학생일때 가던 미다래?라는 일식 체인점에가서 만원짜리 초밥세트 시키면 나오던 거나

마트에서 15개 주워 담으면 만원이 이미 되어 버리는 냉동 스시, 횟집에서 회 시키면 서비스로 나오는 초밥과는 비교할바 아닌건 확실하나

요즘 한국에도 잘 찾아보면 점심에 2만원 이하면 꽤나 좋은 퀄리티의 스시집들이 많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천상의 맛을 맛보기 위해서 효탄스시에서 30분 줄섰다가 실망하지 마시고 -> 이 목적이신 분들은 최소 5만원 이상의 가게로 ..

시간은 넉넉하고 주머니는 가벼운데 맛있게 한끼 스시를 먹겠다. -> 이 목적이신 분들이 방문 하시면 된다.

(근데 이걸보면 느끼는게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2배쯤 되는... 일본 사람들도 이 스시를 먹기위해서 30분 이상씩 줄서서 들어간다.

사실 일본에서도 만엔이상하는 하이엔드급 스시집 한번은 가볼까 했지만 몇일 있다보니 일본사람들화 되었는지 차마 그돈은 못쓰겠어서 안가게 되었음.)

- 무슨 신사였는데 이름 까먹음

- 우동 뭐더라... 이것도 이름 기억 안남. 120년 된 노포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 근데 맛은 보장.

- 캐널시티

원래는 후쿠오카를 한바퀴 쭉 돌면서 신사도 한군데 더가고 정원도가고 어디도 가고 하려고 했지만

역시 그러기엔 우리는 너무 게으른 여행자. 반정도 가다가 결국 호텔로 와서 자다가 밤이 되어 버렸다.

- 하나 미도리

- 닭 코스 요리인데 후쿠오카 후기글을 보면 별로 없다. 왜지? 이게 최고였는데

- 교자

그래도 먹는것에는 끝이 없다. 

저 교자는 10개 시켰는데 8개가 나왔길래 이거 갯수 모자란다고 했더니 10개를 새로 주었다.

우리는 먹을것으로 장난치지 않는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