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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뜨거운안녕

뜨거운 안녕 - 12/4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해를 보려고 알람 시계를 맞춰놓았으나 일어나보니 8시반.
도보여행때 매일아침 나를 깨우던 이장호의 나처럼이 그리워지는구나.

디우 서쪽 해변의 작은 어촌마을에 놀러갔다.
골목마다 우르르 쏟아지는 애들과 시시껄렁하게 질문을 던져대는 남자들,
부끄러워서 쳐다만 보면 고개를 돌리는 여자들 틈에서 놀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말은 하나도 안 통했다. 영어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나보다.
그래도 손짓, 발짓으로 열심히 대화를 했고, 같이 고기 잡으러 가자고 초대도 받았다.
와우! 하지만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뭄바이란다.
(디우-->뭄바이간 거리는 서울-->부산보다 더 멀다. 그 긴거리를 통통배하나를 타고 가자니!)
인도 사람들 가끔은 무섭다.






<이 배를 타고 뭄바이까지 같이 고기 잡으러 가잔다...>




<자기가 잡은 고기 자랑하느라 바쁜 청년.>













인도 아이들은 학교가기 전에는 힌디어를 쓰고 입학후부터는 영어를 배운다고 한다.(수업자체가 영어로 진행 된단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아직 영어를 잘 모르는데 두단어만은 잘안다. 포토와 볼펜
외국인이 보이면 우르르 달려와서 포토포토를 외치며 놀다가 가려고 하면 볼펜볼펜을 외친다.
다른 곳에서는 이말이 듣기 좋지 않았는데 디우에서는 줄 볼펜이 없는 내가 미안해진다.
마음 같아서는 하나씩 다 주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가진건 달랑 5~6자루니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줄수도 없고.
어촌 마을 아이들과 놀면서 내일은 사탕이라도 왕창 사와서 하나씩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초롱한 눈을 달콤하게 만들수 있는걸로.
내 마음도 달콤하게 만들수 있는걸로.





아우! 아라비아해는 동해보다 더 짜다.




<밤에 놀러간 디우성에서. 서로 외면하는 네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