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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여행

나는 울릉도가 좋아보이는데 (2)

사실 울릉도 첫째날에는 강풍으로 배가 연착되는 바람에 늦게 들어왔고 덕분에 게하도 텅텅 비어있었다. 

둘째날에도 그 여파로 흐린날이였지만 셋째날부터는 너무나도 눈이 부신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유람선 타고 울릉도 일주. 근데 꼭 오른쪽에 타라. 삼십분 전에 가야 오른쪽 맡을수 있다. 그 차이가 정말 크다.

그리고 꼭 육로를 먼저 둘러보고 유람선을 타야 한다.

발로 걷고 위에서 보던 그곳을 건너편 바다에서 보는 느낌이 재밌다.

온통 산뿐인 울릉도. 정말 산과 바위 뿐이다. 저 절벽을 깍아 해안도로를 만들어 마을을 연결했고, 여행을 다닐수 있게 되었다.

그전에는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가려면 험난한 산을 넘어 넘어 굽이치는 도로를 지나야만 가능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을 해보면 해안도로로 편하게 오가며 보는것도 좋지만 험준한 길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 가보는 것도 좋다.

- 코끼리 바위. 내가 왠만해서는 이런 바위에 이름 붙인거 보면 크게 감흥이 없는데 이 바위는 달랐다.

- 1박2일에도 나와서 유명해진 해안도로

- 단청마루 같은 산의 모양이 너무 신기했다.

울릉도에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 다른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해질녘 햇살과 함께 한참을 걸어 가는것이였다. 

몇걸음 가다 셔터 한번 누르고 또 몇걸음 가다 셔터 한번 누르고

같은 곳이고 같은 시간 같지만 어느새 해는 넘어가려하고 아쉬운 마음에 점점더 발걸음을 멈추는 횟수는 늘어난다.

그냥 걷는게 좋았다. 여기가 유명한 길이든 아니든. 

이번여행의 상징이 된 히치하이킹이랄까.

가고 싶은곳으로 꼭 갈수도 없고 심지어 히치하이킹 한 차에 지갑두고 내리는 바람에

울릉도 경찰서를!(아마 여행와서 그렇게 가본 경험은 거의 없으리라) 들러 경찰차 마저 얻어타고... (이것도 히치 하이킹이라고 볼수있나...)

지갑찾아 히치하이킹 한 차를 찾아 삼만리 떠나고 그러다 섬 깊숙한 곳의 그 누구도 보지 못했을 풍경도 보고

결국 경찰차 호위하에 지갑도 찾고 숙소까지도 편하게 가게 되었다.

사실 어느덧 30중반인데 배낭하나 메고 걸어다니다가 히치하이킹 하는 우리를 그 나이로 보는 사람은 잘 없었다.

(외모덕이였다면 좋았겠지만 내 양심상 그렇게는 쓰지 않겠다.)

길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아무렇게나 있어도 좋을 곳. 신경쓰는것 없이 그저 가다가 고마운 사람을 만나면 잠시 편함을 누리다가 다시 걷는곳.

다시 가고 싶기도 하고 다시 가고 싶지 않기도 한 그런곳이 울릉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