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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뜨거운안녕

뜨거운 안녕 - 12/12

카주라호가는 로컬버스에서 한 아이를 보았다. 한 3~4살 정도로 보였는데 정말 만화에 등장하는
그렁그렁한 큰눈과 긴 속눈썹을 가지고 있었다. 일행들 모두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아이도
자기가 예쁜건 아는지 시종일관 도도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환심을 사기위해 말도 걸고, 사진도 찍어 보여주고 사탕도 주는 등 각종시도를 했으나 묵묵부답.
다른아이들은 자기들이 먼저 말걸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끈질긴 시도 모두 실패하고 좁고 흔들리는 로컬버스에 지쳐서 다들 잠에 들려고 하는 그때,
우연히 고개를 돌려 아이를 보았는데 우리모습을 빤히 보다가 내가 보자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고는 시침을 뚝 떼고 있었다.
다시 딴짓을 좀 하는 척 하다가 고개를 휙 돌려보니 또 우리를 보고 있다가
난 마치 모르는 일이오 라며 눈을 사악 내리 까는게 포착되었다.
귀엽다.




<처음에는 자고 있던 아이.>


<코파면서 딴짓 하는 척 하다가.>


<우리가 빈틈을 보이면 수시로 쳐다보았다.>


<한참을 걸려 찍을 수 있게된 정면 사진.>



로컬버스로 6시간 걸려 도착한 카주라호. 역시 로컬은 이용할만한 것이 아니다.
하루종일 돌아다닌 어제보다 가만히 앉아 있었던 오늘이 훨씬 힘들다.
더구나 카주라호에 내리자마자 달려드는 그 엄청난 수의 삐끼들.
조용하던 오르차가 절로 생각난다.

카주라호의 한국말은 정말 너무한다.
그리고 죄다 한국인 여자 친구가 있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한국 여성 여행자분들. 제발 절대로 사진을 주지 마시길.
음탕하게 웃으며 사진을 보여주는 인도 남자를 바라보는 남자속들 뒤집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