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약간의 캠프 파이어를 하면서 감자,닭고기를 안주삼아 럼주 한잔을 하고 침낭속에 몸을 묻었다.
흐릿하지만 유일한 빛을 내는 달이 지려면
아직 세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사막의 고요한 밤은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열두시가 채 되기전에 까무룩 잠이 들었다.
새벽에 문득 눈이 떠졌다. 왜 눈이 떠졌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시계를 보니
네시경이었고 내눈은 떠져 있었고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있었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너무 많아서 별자리를 찾을수도
없었다.
하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나하나 둬도 저렇게 아름다운데.
한시간을 보다가 다시 잠깐 잠이 들었다.
아니 그냥
나는 눈을 감았다가 떴던것 같았다.
그 많은 별들은 다 사라지고 사막에 해가 뜨고 있었다.
내가 본건 꿈이라는 듯. 다시는 보지 못할
환상이라는 듯.
모든걸 지우는 모래바람이 다시 불어오기 시작했다.
<아침. 출발전
배를 채우는 낙타들.>
오토바이를 렌트했다. 난 탈줄도 모르는데. 빌리는 값도 엄청 비싸다.
주차비 문제로 약간의
시비도 일어나고. 괜히 빌렸다고 후회했다.
상일이가 기왕 빌린거 타보게 가르쳐 주겠단다.
자. 왼손으로 잡으면 브레이크. 오른손으로
땡기면 엑셀. 끝. 갑시다.
거참. 그냥 에라 모르겠다하고 타고는 당겼다.
조금 익숙해지고 나서 기름 충전해서 자이살메르 외곽으로
나갔다.
저물어가는 해 사이로 곧은 길이 나 있다.
좌우로 펼쳐진 사막 가운데 난 길. 그냥 오른손을 뒤로 젖혔다.
부아앙.
온몸에 느껴지는 오토바이 떨림을 따라 달렸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주보는 태양이 눈부셔서.
밀려가는 모래바람이
따가워서.
사막의 황량함이 외로워서.
텅빈 내마음이 좋아서.
그냥 눈물을 흘리면서 한참을 달렸다.
너무 멀리 온거 같아
오토바이를 세우고 시계를 보니 10분 남짓이 지나있었다.
10분 간의 황홀함.
자이살메르가 준 선물. 고맙다.
<물을 자기처럼
간지가 좔좔 흐르게 마시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자랑하던 아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중에 잠시 만난 사람과 함께.>
오토바이
렌트해서 성에 갔을때 주차시켜 놓고 성구경 하려 했더니
왠 동네 날라리 처럼 생긴 인도인 하나가 오더니 parking charge를
내란다.
내 세상에 인도에서 parking charge라니. 첨 듣는 소리다.
첨엔 시간단 15루피라더니 우리가 what?이라고
반문하자 갑자기 5루피가 된다.
요넘 완전히 수상하다.
동행히 흥분해서 lisence같은거 보여 달라니 집에 두고
왔단다.
(사실 동네 주차요원이 lisence가지고 있다는거 자체가 웃기다.)
어이가 없어서 쌩까고 성구경 좀 하고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가려고 하는데
또 와서 parking charge내고 가란다. 귀찮아서 걍 줘버리고 갈까 했으나 동행이 용납할 수 없단다.
둘의
설전이 시작되었다.
계속 lisence까랬더니 이넘 주머니를 뒤적이다 실수로 guest house명함을 가득 꺼낸다.
오호라.
이제보니 삐끼구나.
완전 감잡은 동행. 경찰 부르라고 큰소리 쳤다.
이넘도 지지않고 좋다고 경찰서로 가잖다.
폴루한테 전화해서
물어본댔더니 ok자기가 전화하겠단다.
그리곤 전화거는척 하고 혼자 쏼라쏼라 하더니 거봐라. 폴루도 돈내는 거라고 했단다.
전화기
보여 달랬더니 안된단다.
계속된 실갱이는 옆에 인도 아저씨가 와서야 끝났다.
오토바이를 주차하려던 아저씨에게 파킹차지 내야 하는
거냐고 했더니 바로 no!!!란다.
꼬리 내리고 사악 물러나는 인도 날라리.
기분도 상하고 시간도 아깝고 짜증나서 빨리 뜨려고
하는데 맙소사.
오토바이 시동이 안걸린다. 꼬물 오토바이 밧데리가 다 됐나보다.
헤메고 있으니 그 날라리 다시 슬금슬금 와서
도와주겠단다.
그 날라리에 날라리 친구에 동네 아저씨에 동네 소까지 오토바이 한대를 둘러싸고 쇼를 했다.
한참만에야 시동이 걸리고,
날라리가 실실 쪼개면서 잘가라고 인사한다.
우리도 잘 있으라고 인사했다. 그래. 이게 인도사람들이니.
story/뜨거운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