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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뜨거운 안녕 - 12/10 오르차는 우연한 만남이 많다. 어제 기차에서 만난 독일 여행자도 또 만났었는데 (이마에 뭔가 찍고 손에 찍고 완전 신나 있었다. 카주라호 가는 버스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하루 묶으러 왔는데 완전 조용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아침먹다가 나라도 또 만났다. 역시 카주라호 가기전에 하루 들르러왔단다. 숨어 있다란 뜻의 오르차. 잠시 쉬러들어와서 다들 만나게 되다니 전혀 숨어 있을 곳은 아닌 것 같다. 오르차의 유적지들은 길 찾는 재미가 있다. 여기저기 꼬불꼬불하고 부서진길들과 어두컴컴한 계단을 지나 올라가면 갑자기 확트인 풍경을 만가게 된다. 잠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다가 또 구불구불한 탐험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꼭대기. 관람순서도 재미도 모두 내가 만들어내기 나름. 정해진길 없이 떠나..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9 새벽에 타즈마할에 들어갔다. 나를 포함해서 함께 문 열자마자 들어온 사람은 5명. 가운데 의자에 앉아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함께 해가뜨길 기다렸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살짝 해가 뜨고 내눈 가득 들어온 타즈마할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음. 직접 가서 보기 바람. 꼭. 문 열자마자. 타즈마할이 오롯이 모두 내것인것 같은 기분을 느끼려면. 새벽 타즈마할은 정말 오질라게 추웠다. 긴팔 티셔츠에 blanket하나 걸치고 그 앞에 서있었으니 오죽 했으랴. 특히 사진 찍는다고 계속 나와있었던 손은 빨갛게 시려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밖에서 추위에 벌벌떨면서 외부를 구경하다가 가묘안으로 한발 들어가자 갑자기 따뜻함이 감돌았다. 어두운 내부 한가운데 등불 하나가 불을 밝혀 흰벽에 따뜻함을 전해주었고 그 빛을..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8 무슨 immediately하게 아그라로 연결된다더니 한참을 기다린 끝에야 덜컹거리는 로컬버스에 싣겨서 아그라로 가고있다. 원래는 지금 도착했어야 했는데. 오늘 아침에도 아그라까지 잘 가라며 여행사에 전화도 해주고 사과와 비스킷을 손에 꼭 쥐어준 그 가족이 아니었다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내었을 듯. 한남자의 집념이 만들어낸 걸작이라는 타즈마할. 정말 나도 집념있게 아그라까지 왔다. 아. 힘들었다. 디우-->아메다바드-->아즈메르-->자이뿌르-->아그라 총 버스 이동시간 30시간 걸렸다. 원래 잔시까지 가려고 했지만.. 버스가 연착되는 바람에 잔시는 내일 아침에 타즈마할이 문 열자마자 보고 다시 달리기로 했다. 아침,점심,저녁 다 못먹었더니 방금 저녁먹고도 씻자마자 또 밥먹으러 나왔다. 배고픈걸 어떡해. 먹고..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7 디우를 떠나 아그라로 가기 위해 아메다바드로 다시 돌아왔다. 내가 싫어마지않던 그 도시. 빨리 뜨고 싶은 마음에 비싼값을 주고서라도 아그라행 버스를 예약하려 했는데 처음에는 8:30에 출발가능하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없다고 1:30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는데 자이뿌르에서 갈아타야한단다. 아.. 이 사기꾼들 정말. 어떻게 갈아타냐니 설명도 없고 언제오냐니 immediatly니 걱정하지 말란다. 명함한장 주변서 문제가 있으면 여기로 전화하면 된단다. 아..내일 오전에 아그라에 안착할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아메다바드 빅 바자르(우리나라로 따지면 종합쇼핑몰정도 되겠다.)에 있는 도미노피자를 갔다. 지금까지 간 식당은 어쨌거나 인도식당인데 이곳은 다국적 피자체인점인 도미노가 아닌가. large피자 한판 가격은 3..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6 디우를 떠나려니 아쉽다. 시간만 많으면 더 쭈욱 놀다가고 싶은데. 마지막으로 디우섬을 한바퀴 돌았다. 학교앞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마침 하교 시간인지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길에 와글와글 거리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자 와~하면서 우르르 달려나와 마구 손을 흔들었다. 내가 무슨 유명인인것도 아닌데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받은 환송. 사진기를 들자 우르르 도망갔다가 사진기를 내리고 손을 흔들자 또 우르르 달려 나오던 아이들. 사진 찍고 손을 흔들며 떠날때 뒤에서 계속 들려오던 그 소리. 이제 어디서 들어보려나.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5 디우 뮤지엄 지붕위에 일출을 보기 위해 올라왔다. 구름에 가려 해는 보지 못했지만 사정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어둠을 밀어내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섬의 모습은 나를 푹 빠지게한다. 아라비아해보다 더. 버리거나. 싫다거나. 짜증나거나 한게 아니라 지금이 가장 좋을때라서 그런거다. 여행친구는 항상 좋은 기억만 서로 가져야 하니. 인도에도 빙수가 있다. 처음에는 리어카에 온갖 색깔의 물이 들어있는 병을 싣고 다니길래 저게 뭔가 했는데 그게 빙수에 들어가는 색색 시럽들이었다. 빙수 한그릇 달라고 하면 쓱쓱 얼음을 간 다음에 그 위에 그 시럽을 취향따라 쓱쓱 뿌려준다. 우리돈으로 단돈 100원. 맛은... 인도에서 얼음 갈아 먹을수 있단 것에 만족하자. 참고로 저 얼음은 리어카에 매달린채 그냥 방치되어 있..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4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해를 보려고 알람 시계를 맞춰놓았으나 일어나보니 8시반. 도보여행때 매일아침 나를 깨우던 이장호의 나처럼이 그리워지는구나. 디우 서쪽 해변의 작은 어촌마을에 놀러갔다. 골목마다 우르르 쏟아지는 애들과 시시껄렁하게 질문을 던져대는 남자들, 부끄러워서 쳐다만 보면 고개를 돌리는 여자들 틈에서 놀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말은 하나도 안 통했다. 영어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나보다. 그래도 손짓, 발짓으로 열심히 대화를 했고, 같이 고기 잡으러 가자고 초대도 받았다. 와우! 하지만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뭄바이란다. (디우-->뭄바이간 거리는 서울-->부산보다 더 멀다. 그 긴거리를 통통배하나를 타고 가자니!) 인도 사람들 가끔은 무섭다. 인도 아이들은 학교가기 전에는 힌디어를 쓰..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3 우연히 배만드는 곳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멀리서 지켜보다가 신기해서 한발 또 한발 슬금슬금 다가가니 막 가까이 와서 보고 사진 찍어 달라고 난리다. 가서 사진 찍어주면서 자세히 보니 완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는데 쐐기 같은걸로 여기저기 끼워가면서 탕탕 치니 나무가 알아서 휘며 배모양에 딱 맞춰 들어갔다. 한쪽에서는 나무를 자르는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날 보더니 같이 하잖다. 으쌰으쌰 하면서 나무 들고 자르는 걸 도와줬더니 THANK YOU라며 너무 좋아한다. 지금까지 인도는 여자들만 일하고 남자들은 느끼하게 머리기름만 바르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다 취소다. 못질, 망치질 하는 인도인들이 이렇게 멋있어 보일줄이야. 인도에서는 어린애들이 일하는 걸 많이 본다. 커다란 눈에 귀여운 얼굴을 하고는 조막만한 손으..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2 힘들게 힘들게 디우까지 왔다.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우릴 맞아.. 주지는 않았지만 이정도면 일단 만족. 조용하고 공기좋고 어쨌거나 바다도 있고. 이제 해산물만 실컷 먹으면 된다. 기다려라 씨푸드 들아. 내 너희를 친히 드셔 주겠다. 음하하하하 히말라야 트래킹을 생각하고 있던 내가 바닷속에 누워있다니. 여행은 항상 뜻밖의 일들이 많다. 술을 마시면서 많은 사람들과 놀다가도 갑자기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내 옆에 사람들은 그저 TV속에서 떠드는 것 같고 나는 그 앞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바라만 보는 것 같은. 채널은 스포츠, 연애, 정치, 여행등으로 시시각각 변하지만 아무 이야기도 흥미를 끌지는 못한다. 조용히 TV를 끄고 잠자리에 누우니 너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너무 그리워졌다. 더보기
뜨거운 안녕 - 12/1 아는 정보도 없이 디우를 가기위해 거쳐가는 도시로 어쩔수 없이 아메다바드를 들렀지만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뭔가 우울한 분위기에 나까지 휩쓸리는 것 같다. 허름한 게스트하우스에 누워 자꾸만 드는 파괴적인 생각을 가라앉히는 중. 빨리 디우로 가자. 더보기